도서해안지역 종합학술조사 Ⅲ

Ⅴ. 조사성과 김포의 도서해안 지역은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생활한 삶의 터전 이었다. 오늘날 김포에는 15만 3천여명이 살고 있고 수도권 인접지역으 로 도시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서해안시대를 맞아 도시화,산업화가 이 루어짐에 따라 위의 소중한 문화유산은 점차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 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우리 박물관에서는 김포 도서해안 지역의 문 화유산에 대한 정밀 정합학술조사를 실시하였다. 이번에 실시된 김포 시 도서 해안지역에 대한 조사결과는 다음과 같이 125개의 유적을 조사 하였다. (다음 표 생략) 아울러 김포 도서해안지역의 문화유적 조사와 함께 인천 도서해안지역도 일부 포함되어 조사되었는데 그 조사결과 는 13개 유적이다.(표 생략) 위의 조사 성과표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김포 125개의 유적과 인천 13 개 유적 등 총 138개 유적을 조사한 것이다. 우선 고고유적은 모두 61개의 유적이 조사되었는데, 청동기시대 지석 묘유적 13개, 백제시대 고분군 2개와 동굴유적 1개, 조선시대 돌우물유 적 1개, 유물산포지 43개, 시대를 알 수 없는 패총유적 1개이다. 이 유 적들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새로이 발견된 것이다. 지석묘 유 적에서 조사된 지석묘의 수는 모두 53기로 지석묘가 지하에 묻혀 있어 형태를 알 수 없거나 개석이 이동되고 손상되어 있을 지라도 이번 조사 에 포함시켰다. 특히 마산리 지석묘와 대곡동 지석묘 유적의 인근지역 야산에는 채석장이 공존하여 있었다. 대벽리 환상석군의 경우 발굴조 사 등 더 정밀 실측조사를 해 보아야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동남아시 아나 유럽에서 발견되는 환상석군의 존재 가능성을 제시하게 되었다. 23개리에서 43개가 조사된 유물산포지에는 마제석부를 수습한 구래리 유물산포지를 제외하고 거의 조선시대 토기, 도자기, 기와편들이 산포 되어 있었다. 이러한 유물산포지의 조사로 토기와 자기의 분포상태와 유통과정, 마을의 형성 등이 연구되어 질 것으로 기대된다. 관방유적 조사분야에서는 김포와 인천의 도서해안지역을 대상으로 성 곽 12개소와 봉수 8개소가 조사되었다. 이번 조사로 동성산성, 장기동 성, 북성산성 등 강안에 인접하여 위치한 성들은 서해에서 한강수로를 통해 서울 및 경기북부지역으로 진입하려는 적을 저지하기 위한 목적 으로 축조되었음을 확인하였다. 반면에 송마리성, 덕포진, 수안산성, 대릉리성, 문수산성 등 해안선에 인접하여 위치한 성들은 서울지방으 로 진입하는 관문에 해당되어 서해에서 염하를 통해 들어오는 적들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축조된 것이다. 또한 동성산성은 옛 동성현의 치소로, 대릉리성과 수안산성은 수안현의 치소로서 비정되며 계양산성 은 김포반동의 주성으로써 전체지역을 통제하고 관할하던 거점성의 역 할을 담당하였다고 판단된다. 김포지역의 봉수는 성격상 연안봉수이 며 수안성봉수의 경우 수안산성 안에, 냉정상봉수의 경우 북선산성내 에 위치하고 있어 산성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다. 이 산성과 봉수의 분포상태로 김포지역이 해양방어상 군사 전략적으로 얼마나 중 요한 역할을 하였는지를 알 수 있었다. 앞으로 도서해안지역의 산성과 봉수에 관한 정밀 발굴조사와 복원을 통하여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적극적인 보존대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역사유적 조사분야에서는 선현묘역 29개, 신도비 10개, 선정비 1개, 충 신효열각 3개, 서원향교 등 4개소 등 모두 47개의 유적이 조사되었다. 신도비는 선현묘역의 조사와 함께 이루어졌고 석물이나 묘비 등 묘역 의 원형이 손상되지 않은 유적을 중심으로 조사하였다. 김포지역의 역 사유적의 조사로 청송심씨와 여흥민씨, 남원양씨 등의 조선시대 사대 부들이 집성촌을 이루어 살았음을 알 수 있었다. 지금도 그 후손들은 선현 묘역을 지키며 살고 있어 역사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충 신효열각과 사당, 그리고 서원과 향교등은 조선시대 이래로 김포지역 이 사대부의 문화를 간직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불교유적 조사분야에는 금정사, 문수사, 계향사, 광은사, 용화사 등 사 찰 5곳과 암장사지, 원산리사지, 양택리사지, 요요사지 등 사지 4곳, 그 리고 문수사 풍담대사 부도와 비 2기가 조사되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모두 이미 알려진 유적을 대상으로 확인, 조사하였다. 조사는 조선시 대 문헌과 연구보고서 등을 기초로 문헌조사를 한 후 이를 토대로 현지 조사를 실시하였다. 금정사 등 현재 운영되고 있는 사찰에서는 후불탱 화, 신중탱화, 산신탱화 등이 잘 봉안되어 있었다. 암장사지 등의 사지 에서는 토기, 도자기, 기와편들이 산재하여 있으나 홍수 등의 자연재해 로 손상되고 있는 실정이다. 양택리사지의 경우 절터인지 확인할 수 없 을 정도로 변형되어 있어 사지에 대한 정밀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 로 생각된다. 민속생활 조사분야에서는 해안선과 인접한 마을을 선정하여 조사하였 다. 대곶면의 약암리마을과 대벽리마을, 그리고 월곶면의 보구곶리마 을을 선정하여 마을신앙과 그 전승현황, 그리고 가정신앙, 세시풍속을 중심으로 조사가 이루어졌다. 대벽리 마을의 경우 고고학 분야의 조사 로 알려진 환상석군에 대한 거석신앙이 지금도 살아 있음을 확인하였 다. 환상석군에 고사를 지내는 신앙행위는 청동기시대 이래로 지금까 지 이어져 내려온 거석신앙의 잔존인 것이다. 마을신앙과 가정신앙은 기독교가 마을에 전파되면서 주민들이 개종함에 따라 점차로 변형되거 나 소멸되어 가고 있었다. 이러한 양상은 세시풍속에도 변화를 가져왔 다. 현재 김포 해안지역의 전통민속의 양상은 현대문명의 변화 속도에 맞추어 전반적으로 변화, 변형되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주거생활 조사분야에서는 건축연대가 확실하거나 특징적인 평면을 갖 춘 가옥을 중심으로 선정하여 조사하였다. 이번 조사는 고촌면 태리의 조동호 가옥, 대곶면 대릉리의 함배마을 전통민가, 약암리 약산마을 심 재덕 가옥, 신안리 덕포마을의 전통민가, 송마리 산자뫼 마을 김갑수 가옥, 대명리 사래마을 강성자 가옥, 양촌면 석모리 질곶마을 이강호 가옥, 학운리 고음달마을 최찬호 가옥, 통진면 마송리 매수리 마을 이 건정 가옥, 이 이외에도 송마리 소래마을의 주강수가옥, 김포시 걸포 동 향교마을 유낙호 가옥, 대릉리 능동마을 심무임 가옥, 성동리 문수 마을 엄익성 가옥 등 모두 13채의 전통민가를 선별하여 이루어졌다. 이 전통 가옥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면담을 통하여 가옥의 역사와 가옥 구조, 그리고 그들의 주생활을 조사하여 전통적인 요소를 파악하였다. 그러나 김포 해안지역의 전통가옥은 폐가가 되어 사용하지 않거나 살 고 있는 경우에도 새로운 공간요구에 맞게 개량, 개조하여 이용하고 있 는 상태이다. 어업을 주생업으로 하던 직업자체가 없어지고 산업화와 도시화의 물결이 밀려옴에 따라 전통주거 공간은 소멸되어 가고 있었 다. 김포 도서해안 지역은 화성, 평택, 안산의 해안지역과 마찬가지로 도시 화, 산업화, 공유수면 매립 등으로 문화유적이 훼손당하고 있고 민속문 화의 변질양상도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김포는 내륙과 다른 도서 해안지역의 독특한 해양 문화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도작문화와 관련 된 지석묘와 공유수면 매립 이전에 섬지역이었던 마을의 작은 사면마 다 존재하는 유물산포지의 집중적인 분포는 내륙에서 볼 수 없는 독특 한 양상이다. 김포 도서해안 문화의 특징은 중국 등 외래문화를 받아들 이는 창구 역할을 하였을 뿐 아니라 해양문화를 내륙으로 전달하기도 하였다. 또한 한강하류에 위치해 있어 내륙의 문화를 중국 등 해외로 전달할 수 있는 지정학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김포는 독특 한 해양문화와 내륙의 문화가 혼재하여 있는 것이다. 이러한 양상은 김 포의 문화유적과 민속문화에 반영되어 나타나게 마련이므로 그에 대 한 학술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