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유역 1-3세기 주거지 연구 -"풍납동식 주거지"의 형성과정을 중심으로-

【국문초록】 한강유역은 신석기시대 이래 한국 고대 정착 주거문화 연구 의 핵심지역이라고 할 수 있고, 특히 철기시대 이후에는 다 른 지역과는 달리 "呂字形" 또는 "凸字形"으로 불리는 독특 한 평면형의 주거지가 출현하여 평면 6각형계의 주거지로 계승 발전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간 원삼국시대로 알려진 1세기 ∼ 3세기대의 한강유역은 소 위 철기문화의 공백지대로 인식되면서 토기의 기원과 전파 과정에 치우친 연구가 단편적으로 진행되었을 뿐 주거지를 중심으로 한 종합적인 연구는 거의 이루어진 바가 없었다. 그러나 최근 풍납토성에서 전면부 단벽에 돌출된 출입 시설 을 가지며, 양 단벽과 장벽이 뚜렷한 둔각으로 연결되어 평 면 형태가 6각형으로 보이는 주거지 19기가 거의 원상을 유 지한 채 정형화된 형태로 밀집 분포되어 발굴됨으로써 그동 안 한강유역에서 발견 보고된 1-3세기 방형계 주거지에 대 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하게 되었고, 그 중에서도 특 히 다른 지역에서는 전혀 발견된 예가 없는 소위 6각형 주 거지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가 요구되었다. 이에 필자는 한 강유역을 그 수계에 따라 북한강유역, 남한강유역, 한강 하 류역, 임진·한탄강유역의 4개 지역으로 세분하여 각 유적 별 주거지의 평면 형태와 출입 시설, 노지, 벽체 등의 구조 적 특징과 토기 제작의 기술적 유형 변화에 입각하여 새로 이 출현하는 기종들을 중점적으로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 시 기 한강유역 주거지들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한강유역 1-3세기 주거지의 변천 과정은 말각방 형계 주거지에서 6각형계 주거지로 변화 발전하는 과정으 로 요약할 수 있었다. 특히 그러한 6각형 주거지는 개별 유 적 내에서도 극히 소수에 불과한 가장 큰 규모의 특수한 위 상을 가진 주거지임이 밝혀졌다. 그러한 의미에서 주거지 의 평면 형태에서 관찰되는 도형적 이미지를 따서 무차별적 으로 사용해 온 6각형 주거지라는 명칭 대신 새로이 주거지 의 외형적 속성을 포함한 구조적 특징 뿐만 아니라 유물상 의 변화까지도 복합적으로 포괄하고 있는 "풍납동식 주거 지"라는 고유 양식을 설정, 대체 사용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렇게 명명하게 된 이유는 풍납토성 주거지가 기존의 6각 형 주거지를 대표할 수 있는 표지유적이 되기에 충분한 조 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풍납동식 주거지"로 대별된 한강유역 1-3세기 주거지는 구 조면에서나 출토유물면에서 뚜렷한 변화의 경향성이 관찰됨 으로 해서 자체적인 분기 설정 및 연대 추정이 가능하다. 이에 풍납동식 주거지를 4개의 발전단계로 나누어 그 편년 과 특징을 살피고 풍납동식 주거지의 성립과 발전 과정을 복원하고자 하였으며 나아가 그것이 가지는 역사적 성격과 의의에 대해서도 접근해 보았다. 요약하면 분기별로 주거지의 평면 형태가 말각방형에서 세 장한 6각형으로, 다시 세장도가 줄어들면서 정6각형 또는 타원형화되는 경향이 뚜렷이 관찰되고, 노지는 부석식 또 는 막음돌식 등의 평면적 노지에서 후면벽에 터널형으로 축 조되는 부뚜막식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토기 양상은 경질무 문토기의 비중이 줄어들면서 타날문토기가 본격적으로 사용 되고, 회흑색무문양토기 또는 회흑색마연토기 등이 새로이 출현한다고 볼 수 있다. 대체로 본 분기별 연대는 Ⅰ기 1세 기대, Ⅱ기 2세기대, Ⅲ기 3세기 전반대, Ⅳ기 3세기 후반 대로 편년할 수 있으며, 그 성격을 풍납동식 주거지의 성립 과 발전과정에 연결지어 각기 풍납동식 주거지의 맹아기, 성립기, 발전기, 확산기 등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풍납동식 주거지는 한강유역의 기층문화를 기반 으로 한 청동기시대 이래의 방형계 주거지에서 변화하여 한 강 하류역을 중심으로 한 특징적인 6각형 주거지로 발전하 는데, 그 규모나 유물 등으로 볼 때 일반 주거지에 비해 월 등한 위상을 가진 주거지로 판단되며, 특히 그러한 풍납동 식 주거지의 분포권 및 영역권은 고대국가로서의 百濟의 성 립과 발전에 밀접히 관련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