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베일을 추모하며

나의 친구 마틴 베일을 추모하며

마틴

나는 마틴과의 사이는 마틴이 사귄 친구들과 달리 그다지 친하지도 친밀하고 살갑지도 않았다.

처음 만난 것은 2000년 봄 경주 한국에서 고고학을 한다는 서양 녀석. 나에게는 약간의 관심의 대상 아니면 호기심 정도 였었다.

그러나 조금 접해 보고서는 나의 호기심은 바로 식어 버렸디. 지금 돌이켜 보면 내가 그의 수준을 감당못한 당연한 결과로 나 스스로가

걍 자위 하면서 워 저런 녀석이 한국 고고학 아니 동양고고학을 하냐 정도. 신라 금관을 주제로한 논문을 나에게 주었지만 

그 가치도 모르는 고고학적 까막눈이였던 시기였다. 그 글이 세계사적 사회발전정도에서 한반도를 평가한 글이란 걸 한참 후에 알고 얼마나

나자신이 부끄럽고 한편으로 이 녀석이 대단한 존재였다는 걸 깨달았는지.

감히 이 녀석이라고 한다. 참 어릴적(이건 순전히 나의 관점)의 만남 이었다. 둘은 경주 경마장 발굴 부지의 컨테이너에서 기약 없이 몇 달동안

한 방을 쓰던 룸메이트 였다. 한국에서 생활하면 당연히 한국 문화에 적응해야한다며 억지로 술을 먹이고, 나의 기준에 맞추라고 강요하고,

아량깊은 그 녀석은 어리고 어린 나에게 맞춰 마시지고 못하는 술을 억지로 마시고, 한편으로 존재치도 않은 나의 기준으로 재단한 한국 문화를

강요하는 나를 따라주던, 한참 후에 울산에서 한국에서 누가 제일 힘들었냐는 질문에 나를 떠 올렸다는 것에 한 참 같이 웃던 기억.

마틴 그 녀석은 한국의 고고학을 존중하고 사랑하고 진정 학문의 대상으로 여겼다. 어떤 목적을 위한 대상으로 여기지 않았다. 그러나 국외적으로 

한국과 동아시아 고고학과 국내적으로서구 고고학의 파악을 목적으로 하는 대상에 철저히 이용만 당한채... 그 순진한 친구는 그래도 믿었을

것이다. 언제가는 그의 가치를. 그러나 작금의 상황...

아직도 한국의 고고학회는 그를 철저히 이용만 하였다는 것을 ....

그 친구가 떠나간지도 한 참 부끄럽지만 나도 정확한 일 수를 모르겠다. 

하지만 자타 한국 고고학을 대표한다는 한국고고학회 홈페이지 정보교류위원회 란에 아직도 그 친구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은 그 녀석의 존재를

못 잊어 하고 그립고 아쉬운 존재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아니면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철저히 그 녀석을 수단으로만 이용한 걸까?

고인을 위하고 기리는 물질적인 행위의 존재... 이는 무언가? 고인을 위한 것일까 아님 남은 자들의 변명과 회피의 수단일까? 

그 녀석을 떠난 후에도 철저히 이렇게 목적으로만 여겨졌다는 느낌. 가슴이 아리면서도 아무런 행위도 못하는 나 자신은 과연 이렇게 비판의 글을

쓰는 자격이 있는지 아니면 이런 글로써 자위를 하는 것은 아닌지 녀석에게 부끄럽고 미안하고 면목이 없다.

고인을 그리워하며 마지막 배웅도 못한 못난 옛 친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