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기 ·철기시대 사회변동론

청동기시대에 접어들면 물질문화 상에 나타나는 두 가지 커다란 변화에 주복하게 된다. 그 중 하나가 지석묘,환호,대형건물과 같은 기념물의 축조이고 다른 하나는 비파형동검과 같은 특정 유물이 지역과 사회집단의 경계를 넘어 광역으로 분포하는 현상이다.
이러한 물질문화의 현상에 대해 우리는 그동안 분류하고, 편년하고, 지역차를 따지는 정도의 논의를 해왔다. 기념물의 존재에 대해서는 계급사회의 증거물, 실질적인 방어시설등으로 이해 했고 비파형동검을 비롯한 청동유물군의 분포는 고대종족의 범위나 국가의 영토를 나타내 주는 것이 아닌가하고 생각해왔다.
집약적 농경사회로 전환환 한반도 제 지역은 청동기 ·철기시대를 거치면서 복합사회로 진화한다. 이런연유로 계급사회의 존재나, 한민족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의 범위에 대해 관심을 두는 것은 자연스런 일인지도 모른다.
이와 같은 민족사의 담론에 무심코 억눌리게 된 우리 고고학이 과연 사회와 그 변동에 대해 제대로 설명해 왔는지 돌이켜보게 된다. 고전적인 사회발전단계의 논의에 머무르고 자민족중심주의에 빠져드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책은 반성적인 재구성이다. 이책이 지향하는 바가 있다면 고고학자료 그 자체, 물질문화 그자체를 분석하고 고고학 그자체의 이론적 ·방법론적 전제에 기초하여 청동기 ·철기시대 사회를 이해하자는 것이다.
사회변동을 통해 물질문화에 변화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물질문화가 사회변동에 배경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주목하게 된 것이 「기념물의 축조 」와 「지역간 상호작용 」과 관련된 물질문화의 현상이다. 이 두가지 청동기 ·철기시대의 양상은 농경사회의 발전의 결과로 나타난 현상이기도 하지만 이 물질적인 현상은 사회적, 이념적인 변동의 배경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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