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학회장 새해인사

  2016 丙申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올 한 해 우리 한국고고학회 회원 모두 늘 평안한 가운데 가정에 만복이 가득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올해는 영리함을 상징하는 원숭이의 해로 우리 모두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지혜롭게 헤쳐나갈 수 있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현재 우리 주변의 정황을 살펴보면 새해도 결코 순탄치 않을 것임을 쉽게 예견할 수 있습니다. 국가경제의 장기적 침체, 무분별한 국토개발과 연동된 유적 조사 여건의 악화, 대학의 구조조정에 따른 인문학의 위기,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문제, 남북 대립의 심화, 한·중·일 역사전쟁의 고착화, 발굴제도상의 제문제 등 우리 고고학을 둘러싼 대내외적 상황들은 날로 악화되고 있고, 그 어느 하나 개선의 여지는 당분간 없어 보입니다.

  이러한 제반의 악조건 속에서 우리 고고학계는 이제 새해를 맞이하여 그간의 학사적 역정(歷程)을 겸허히 반성하면서 새롭고 획기적인 발전방향을 모색해야하는 절대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음을 모두 절감하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그러한 만큼 새로운 학회 운영진에 대한 회원분들의 기대도 이전 보다 남다를 것으로 생각됩니다.

  작년은 한국고고학이 광복과 더불어 학문적 주권을 회복한지 70년이 되는 해였고, 올해는 한국고고학회가 창설된지 만 40년이 되는 해입니다. 특히 70년대 이후 반세기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국가의 고도성장에 힘입어 우리나라 고고학도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여 왔습니다. 박물관, 연구소, 발굴조사기관 및 대학의 관련 학과들이 증가하고, 발굴수와 자료의 폭증에 힘입어 연구의 수준도 상당히 향상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급성장 속에 인적자원이 크게 증가하기는 하였지만 전문연구자 양성체제의 취약성으로 인해 개별적 연구역량이 아직 불충분한 가운데 고고학적 연구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우리 고고학 연구자들의 총체적인 학술성 제고(提高)를 최우선의 목표로 하여 학회를 새롭게 운영하고자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현재 우리의 고고학적 여건은 날로 악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에 대한 개선책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수많은 고고학 종사자들이 여러 악조건 하에서 소중한 매장문화재의 조사활동에 임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에 대해 학회는 고고학 조사와 관련된 각종 제도의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고, 유적 보존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도 학회 차원의 대응을 하고자 합니다.

  그 밖에도 고고학자료의 체계적인 정보화체제 구축, 각종 단위에서의 고고학 교육문제 개선, 해외 및 북한과의 학술 교류 등 우리 고고학계가 추진하여야할 과제가 다방면에 걸쳐 산적해 있음을 잘 인지하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이러한 모든 과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아가기 위해 향후 학회의 기본 체제를 정비 개편함은 물론 소위원회의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학회의 새로운 발전 정책 추진에는 무엇보다도 회원 여러분들의 주체적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차후의 여러 과제들을 원활히 해결하기 위해 안정된 재정적 기반 위에서 각종의 유기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회원 여러분들의 의견들을 민주적으로 수렴하고 그것을 적극 반영하는 합리적인 학회운영을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무쪼록 회원 모두가 학회의 주인이 되어 참여와 상호 협력 속에 우리 고고학의 미래 발전을 위해 적극 노력해 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리는 바입니다.

  모두들 올 한해 늘 건강하시고, 건승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한국고고학회장 이남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