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합정리

발행: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충남발전연구원,충청남도백제문화권개발 사업소 Ⅵ. 맺음말 부여 합정리유적에 대한 조사는 충청남도에서 계획중인 백제문화권 종 합개발 기본계획의 일환인 백제역사재현단지 조성사업에 따른 문화유 적 확인조사를 통하여 이루어지게 되었다. 백제역사재현단지 조성부지는 이미 지표조사와 시굴조사를 통하여 광 범위한 지역에 걸쳐 유적의 존재가 확인된 바 있다. 금번 조사는 유적 분포지역 가운데 일차적으로 토목공사가 실시되는 일부 지역에 대한 발굴조사이다. 발굴조사는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와 충남발전연구원에 의해 공동으 로 진행되었으며, 현장조사기간은 2000년 4월 25일부터 7월 25일까지 90일에 걸쳐 이루어졌다. 발굴지역이 두 개의 지구로 나뉘어 있어 조사의 편의상 A지구와 B지구 라명명하였다. A지구에서는 백제시대 석실분과 조선시대 주거지, 토광 묘 등이 조사되었으며, B지구에서 청동기시대 주거유적과 조선시대 석 렬유구 등이 조사되어 합정리 일대가 이미 청동기시대부터 인간행위 의 터전으로 자리잡은 이래 조선시대까지도 주거와 묘제의 공간으로 이용되었음을 확인하였다. 금번 조사의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B지구에서 2기의 청동기시대 주거지가 조사되었다. 후대의 삭평, 유 실이 심하여 잔존상태는 그다지 양호하지 못하다. 평면형태는 원형으 로 중앙부에 타원형 구덩이를 갖는 송국리형주거지이다. 특히 1호주거 지에서는 부분적으로 벽을 따라 형성된 구가 확인되었다. 출토유물은 매우 빈약하여 소량의 무문토기편과 석기편이 있을 뿐이다. 2. 15기의 백제시대 석실분이 A지구에서 조사되었다. 단면육각의 천장 구조를 한 소위 '능산리식 석실분'이다. 횡혈식 석실분과 횡구식 석실 분이 조사되었으나 횡혈식 석실분도 거의 횡구식 석실분에 가까운 형 태이다. 내부 출토유물은 관정과 관고리뿐으로 매우 빈약하다. 조성시 기는 주변유적과 비교하여 볼 때 6세기 후반에서 7세기 전반으로 추정 할 수 있다. 3. A지구에서 12기의 조선시대 수혈주거지가 조사되었다. 평면적 10㎡ 안팎의 소형 수혈주거지이며, 내부구조로는 간단한 아궁이나 부뚜막, 온돌시설이 확인되었다. 이는 지금까지 조사된 조선시대 수혈주거지 와 거의 비슷한 유형으로 볼 수 있으며 특징적인 것으로 1호주거지에 서 조사된 함실아궁이 구조를 들 수 있다. 출토유물은 분청사기와 백자 등의 자기편과 옹기편, 토기편, 온돌시설 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기와, 그리고 철기 등이 있다. 분청사기의 존 재와 백자의 형태로 미루어 볼 때 조선시대 수혈주거지의 사용시기는 대략 16세기경으로 추정된다. 4. 조선시대 수혈주거지 이외에도 다양한 조선시대의 유구가 조사되었 다. A지구에서는 온돌유구, 수혈유구, 토광묘, 소토부유구 등이 확인되 었으며, B지구에서는 배수로로 추정되는 석렬유구와 성격미상의 적석 유구, 수혈유구 등이 확인되었다. 이들 유구는 조선시대에 합정리 일대 에서 다양한 삶의 행위가 이루어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조성시기는 유 물상에 있어 주거지에서 출토된 유물과 큰 시기적 차가 없는 것으로 미 루어 16세기경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