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복암리 3호분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趙由典)은 지난 1996∼1998년에 걸쳐 발굴조사한 나주 복암리 3호분(羅州伏岩里3號墳)에 대한 발굴조사보고서를 발간하였다. 나주 복암리 3호분은 전라남도 나주시 다시면에 위치한 방 대형(方臺形)의 고분으로 4기가 군집한 복암리 고분군 가 운데 한 기이다. 발굴 결과 영산강 유역 초기 횡혈식석실 묘(橫穴式石室墓)에 이 지역의 토착적인 묘제인 옹관(甕 棺)이 매납되어 있어 영산강유역의 토착집단이 백제에 편 입되어 가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유적 임을 알게 되었다. 또한 하나의 거대한 분구(墳丘)에 옹관묘, 목관묘(木棺 墓), 수혈식석곽묘(竪穴式石槨墓), 횡혈식석실묘(橫穴式 石室墓), 횡구식석곽묘(橫口式石槨墓), 석곽옹관묘(石槨 甕棺墓) 등 영산강유역에 나타날 수 있는 거의 모든 묘제 41기가 확인되어 3세기부터 7세기에 이르기까지의 묘제변 천을 살필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였다. 그리고 현재의 방 대형분구을 조영하기 전에 만들어진 사다리꼴 모양의 선행 분구(先行墳丘) 2∼3기를 확대조정(擴大調整)한 것을 밝힘 으로써 이 지역 고분 축조의 특징과 함께 5세기 후엽에 이 지역 집단이 백제 등과 관련하여 어떻게 적응해왔는가 를 살피는데도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였다. 이러한 묘제(墓 制)에 관한 내용 이외에도 금동신발, 은제관식(銀製冠 飾), 장식대도(裝飾大刀) 등 화려한 유물이 출토되어 백 제-영산강 유역-왜로 연결된 당시의 교류관계 및 역학관계 를 살피는데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여 영산강유역에 대한 고 고학, 역사학적 연구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이러한 유적의 중요성에 비추어 발굴조 사 내용을 학계와 일반에게 가급적 빨리 알려줌으로써 관 련 연구가 심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판단 하여 부족한 면이 많지만 보고서를 발간, 배포하게 되었 다. 보고서는 한 기(基)의 고분치고는 방대한 분량으로 총 1,100여 페이지에 달한다. 내용과 분량을 감안하여 3권으 로 분책(分冊)하였는데 본문(도면포함), 사진, 분석편으 로 구성되어 있다. 본문편에는 유구 및 유물에 대한 자세 한 설명과 도면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고찰한 내용을 수록 하였다. 고찰에서는 묘제 및 유물에 대해 자세히 살펴 복 암리고분군의 시간적 위치 및 성격을 밝히고자 했다. 그리 고 사진편에는 되도록 많은 사진을 수록하여 미처 발굴조사 자가 밝히지 못했거나 미흡하게 다룬 부분을 보충할 수 있 도록 하였다. 특히 고분 자체가 거의 모두 완전하게 남은 것이어서 구조 등을 자세히 살피는데 귀중한 자료가 될 것 이다. 마지막으로 분석편에서는 출토된 유물에 대한 보존 처리 내용, 인골 및 구슬분석, 유기물 분석 등을 수록하였 다. 특히 1996석실묘 3호 옹관에 매장되어 있던 2인의 유 전자(DNA)분석을 통해 모계혈통관계임을 밝히게 된 점은 발굴에 따른 진일보한 연구라고 할 것이다. 나주 복암리 3호분 발굴조사보고서에서 고대 영산강유역 집단의 성격 및 발전과정을 많이 다루고자 하였지만 미흡 한 점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서부지방에서 발굴조 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므로 서로 면밀히 비교 검토하 면 많은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어쨌든 이 보고서 발간이 영산강유역 토착사회의 등장 및 성장과정, 백제의 성장 및 압력에 대한 대응 및 통합과정, 주변제국(周邊諸 國)과의 교류관계 등을 살피는데 일조할 수 있기를 기대한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