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소식
삼목도 신석기 주거유적
2003-06-03 08:48:00
조회 2593
삼목도 신석기 주거유적지도위원회 개최
1. 발굴조사명
▶ 인천국제공항 관세자유지역 단지조성 부지내 문화유적 발굴조사
2. 조사지역 및 조사기간
▶ 인천시 중구 운서동 1830-1번지 일원(삼목도 內)
▶ 2003년 3월 5일부터
3. 조사목적
▶ 삼목도를 비롯한 용유도, 그리고 인근의 영종도를 포함하는 서해
도서지역에는 선사시대의 문화유적이 밀집분포하고 있다. 지금까지 조
사된 서해도서지역의 유적들은 대부분 패총유적들로, 우리나라의 선사
시대를 연구하는데 매우 중요한 자료를 제공해주었다. 이에 비해 비패
총 생활유적의 조사 예는 빈약하지만, 인천국제공항 인근의 영종도 송
산유적과 용유도 남북동유적에서 야외노지가 조사된 바 있으며, 주거
유적으로는 영종도 는들유적이 조사된 바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패총
이외의 유적에 대한 조사는 극히 제한적이었다.
본 조사대상 지역은 94년도에 실시된 신공항 건설지역에 대한 지표조
사를 통해 확인된 포함층 유적으로, 조사대상지역 일대가 토사 채취지
역으로 선정됨에 따라 유적의 정확한 문화내용을 파악하고자 발굴조
사를 실시하게 되었다.
4. 유적현황 및 조사경과
▶ 본 조사 대상지역(동경 37°29′23″, 북위 126°28′31″)은 삼목도의 동
쪽에 위치한 곳(지도 1)으로, 97년도에 서울대학교박물관에서 발굴조
사한 삼목도 Ⅱ유적과 바로 인접해 있다. 유적은 해발 121m의 산정상
에서 나즈막한 해안단구로 이어지는 완경사면 말단에 위치하고 있다.
현재 삼목도는 영종도와 용유도와 합쳐 인천공항을 형성하고 있는 섬
으로, 모두 육지화되었다. 또한 인천국제공항 건설을 위해 97년도부터
계속된 토취로 인해 유적 주변은 원래의 형상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조사 지역인 운서동 1830-1번지 일원은 조사 전, 비포장길을 경계로
도로 하단부는 구릉이 깎여져 나가면서 경사면을 성토하여 넓게 주차
장이 형성되어 있었으며, 그 밑에는 밭이 조성되어 있었다. 또한 동쪽
부근에는 잡목들과 소나무가 들어차 있었으며, 서쪽 일대는 폐기된 건
물지로 인해 형질이 변경되어 있었다. 비포장길 북쪽으로는 큰 나무들
이 1차로 베어지고 토취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조사는 먼저 정확한 층위 파악 및 유구 확인을 위해 1.5 × 10m의 트
렌치를 구릉 경사면에 맞추어서 동서로는 10m 간격으로 남북은 3m 간
격으로 설치하였다. 그리고 이미 토취되어 잘려나간 곳과 유적 남쪽 단
애면을 정리하여 기본 층위를 파악하였다.
트렌치 조사결과, 유적의 하단부인 밭이 있었던 곳에는 조선시대의
파괴된 구들 1기가 조사되었으며, 주차장이 있었던 곳을 중심으로 비
포장길 아래쪽으로 신석기시대 주거지들이 조사되었다. 주거지들은 일
정 간격을 유지하며 서로 중복없이 조성되어 있었으며 비포장길 하단
부에서 총 8기의 수혈주거지와 1기의 수혈이 확인되었다. 특히 길 바
로 아래쪽에 잘려나간 구릉에는 3기의 주거지가 확인되었는데, 폐건물
지의 수도관 파이프 매설로 인해 주거지들이 많이 파괴된 상태였다.
한편, 도로 위의 구릉 북쪽은 애초 조사대상지역이 아니었던 관계로
길 아랫쪽 주거지를 조사하는 도중에도 토취는 계속 이루어지고 있었
다. 그러나 주거지들이 열을 지어 확인됨에 따라, 북쪽 구릉에도 주거
지의 존재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었고, 토취작업으로 인해 노출된 단애
면에 주거지로 생각되는 유구단면이 노출되기에 이르렀으며 빗살무늬
토기도 수습하게 되었다. 따라서 토취 공사를 중단시키고 문화재청 및
시행처와 협의 하에 구릉북쪽까지도 추가로 조사하게 되었다.
이러한 조사 결과, 길 아래쪽에서는 신석기시대 주거지 8기와 수혈 1
기가 조사되었고, 길 윗쪽으로는 주거지 9기 이상과 적석유구 1기가 존
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구릉 윗쪽에서 예상외로 주거지들이
다수 확인됨에 따라 본 조사에서는 그 범위만 확인하는 것을 목표로 하
였다. 기존에 토취된 곳에서 토기편들이 다량 수습된 점과 여러 가지
정황들을 고려해본다면, 본래는 구릉 북쪽에 더 많은 주거지들이 존재
하고 있었음을 추정해볼 수 있으며 본 조사대상지역에는 최소 17기 이
상의 대규모 신석기시대 주거유적이 형성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삼목도의 주거지들은 바다에 바로 인접한 지점이기는 하지만 유적의
입지가 산에서 내려오는 구릉말단부인 관계로 퇴적토는 해안가의 모래
가 아닌 갈색의 산흙으로 이루어져있다. 주거지는 기본적으로 밝은 황
색의 사질토를 파고 만들어졌는데, 그 위로 퇴적된 갈색 내지는 흑갈
색 토양 역시 신석기시대에 형성된 층으로 생각된다. 황색 사질토 밑으
로는 고토양화가 진행되고 있는 매우 단단한 토양이 기반을 이루고 있
다.
5. 조사내용
1) 유 구
본 조사에서는 신석기시대 주거지 17기, 수혈 1기, 적석유구 1기, 조
선시대 구들 1기가 확인되었다.
신석기시대 주거지는 현재까지 모두 17기가 확인되었는데(도면 1), 구
릉 북쪽의 토취 이전에는 이보다 더 많이 존재하였을 것으로 추정된
다. 삼목도 유적은 서해안 지역의 섬에서 나온 주거유적 중에서는 가
장 대규모일 뿐 아니라 현재까지 해안도서지역에서 확인된 최초이자
최대규모의 취락유적이다. 지금까지 서, 남해안의 도서해안지역에서
는 영종도 는들, 오이도 가운데살막, 관창리유적, 가도패총, 장암리패
총, 동삼동패총, 목도패총 등지에서 1-2기의 주거지나 간단한 야영시
설 등이 확인되었을 뿐이다. 본 조사대상지역과 같이 17기 이상의 수혈
주거지가 조사된 예는 도서해안지역 뿐 아니라 내륙지역을 포함해도
암사동유적 이외에는 유례가 드물다.
삼목도의 주거지들은 대략 한 변 2-3미터 내외의 소형인 것들과 한 변
이 4m 이상인 것들(5호, 9호 주거지)이 존재한다. 소형 주거지들의 기
본 평면형태는 방형이며, 5호와 9호와 같은 한 변이 4m 이상인 것들은
수혈벽면에 단이 져 있는데, 처음 어깨선이 노출될 때의 평면형태는 원
형이지만 실제 주거지의 내부공간은 방형이다.
소형 주거지는 기본적으로 주거지 중앙에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수혈식노지를 갖추고 있다. 단이 있는 주거지에서는(5호) 주거지 중
앙에서 약간 치우쳐 원형으로 점토둑을 갖춘 형태가 확인된다. 이러한
구조가 노지인지 여부는 불확실한데 이는 둑의 상부에만 점토가 발라
져 있는 양상이고 안팎의 벽면과 내부는 점토로 이루어져 있지 않기 때
문이다. 또한 이 점토둑의 하부에는 소형주거지와 마찬가지의 수혈식
노지가 확인되기 때문에 이 점토둑을 어떠한 구조물로 보아야 할지 의
문이다. 현재로는 노지 이외에는 생각하기 어려우나 좀 더 검토가 필요
하다.
삼목도 주거지는 네 모서리에 기둥이 배치되는 4柱式이 기본구조이기
는 하지만, 모서리의 기둥들이 여러 개인 것들도 많다. 특히 단을 가진
주거지들은 벽에 밀착시켜 기둥을 세웠으며, 단에도 돌아가면서 여러
개의 기둥구멍들이 확인되고 있다. 이로 보아 기본적으로 내부 네 모서
리에서 올라가는 기둥구멍과 함께 단에 있는 기둥들이 올라가는 구조
로 되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비포장 도로 하단부의 주거지들은 대체로 소형에 수혈깊이 가 얕은
것이 특징인데 반해, 도로 위쪽의 주거지들은 5호나 9호 주거지와 같
이 대형에 단이 져 있으며 수혈깊이가 깊은 것이 특징이다. 도로 하단
부의 주거지들 역시 원래는 단 시설이 있었던 주거지들이 어깨선 위쪽
이 삭평되면서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남은 것일 가능성도 있다. 바닥시
설은 특별히 점토다짐 등은 하지 않았으나, 생활로 인한 것인지 중앙부
분이 단단하게 되어 있는 것들도 확인되었다.
2) 유 물
유물은 토기와 석기가 출토되며, 이 중 석기의 양은 매우 적다. 토기
는 주거유적임을 고려할 때는 그다지 많은 양은 아니지만 다양한 문양
들이 한 주거지에서 공존하고 있어 주목된다. 아직 정리가 되지 않은
상황이라 정확하게는 언급할 수 없지만 삼목도 주거지출토 빗살무늬토
기들은 대체로 단사선문계 토기와 서해안식 횡주어골문계 토기로 대별
된다. 단사선문계 토기는 구연부에 단사선문, 점선열문 등을 시문하고
동체부는 무문이거나 일렬의 능형압날문, 횡주어골문, 종사선대문, 삼
각집선문 등을 시문한 것들이 확인되며, 서해안식 횡주어골문토기는
단, 다치의 어골문이 모두 확인된다. 어골문의 세부 형태는 다양한 편
이다. 이외에도 구연부터 암사동식의 찰과상 다치횡주어골문을 시문
한 토기나, 종주어골문, 횡사선대문 등을 시문한 토기들도 확인된다.
본 유적에서는 종,횡사선대문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이 눈에 띈다. 그러
나 가장 많은 문양은 역시 단사선문계와 서해안식 횡주어골문토기이
다. 주목되는 것은 이들이 한 주거지내에서 공반한다는 것이다. 이제까
지 패총 등에서는 이들이 동일층에서 확인된 바는 많이 있었지만, 패총
이라는 유적의 성격상 그 공존여부에 논란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
러나 이번 삼목도 주거지에서는 양자가 공반하는 것이 확실하게 나타
나고 있어 최소한 서해안지역에서는 전면시문의 서해안식 횡주어골문
토기와 단사선문토기가 공존한 것이 분명하게 되었다. 향후 삼목도의
서해안식토기와 단사선문계토기의 시간적 위치를 분명하게 하는 작업
이 필요하게 되었다.
석기 출토량은 상대적으로 적어 현재까지 삼각만입석촉 1점과 갈돌 2
점, 갈판 1점, (추정)석창편 1점 및 석재편이 전부인데, 규모가 큰 주거
지에서 상대적으로 출토량이 많다. 이외에 소형의 굴지구로 생각되는
석기가 있으나 불확실하다. 갈돌의 형태는 암사동 등지에서 확인되는
것과 유사하며, 신석기 중기 이후 등장하는 양단돌출형의 갈돌은 확인
되지 않는다. 주거유적으로는 석기량이 빈약한 편인데 이 점이 유적
의 성격과 관련하여 어떠한 의미를 갖을 수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
유적의 절대연대는 방사성탄소연대측정결과가 나오면 짐작할 수 있겠
지만, 토기와 석기의 양상을 토대로 볼 때 삼목도 주거유적은 대략 기
원전 3000년을 상한으로 하는 서해안식 횡주어골문토기의 유행연대와
최소한 같거나 이보다 이를 가능성이 높으며 기원전 3500 - 3000년을
전후한 시기로 생각된다.
6. 조사성과
○ 삼목도유적의 주거지들은 서로 겹치는 것들이 거의 없이 일정한
간격을 띠우고 발견되고 있어서, 동시기의 마을유적일 가능성이 충분
하다. 이와 같은 대규모 주거유적이 확인된 예는 암사동을 제외하면 남
한지역에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 이제까지 서해안 도서지역에서 패총조사에만 치우쳐 있었던 상황
을 고려한다면, 주변 도서지역에서 본 유적과 같은 입지의 또 다른 주
거유적이 존재하였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으며, 앞으로 도서
지역에서의 유적조사시 이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다.
○ 삼목도 주거유적은 주변의 용유도 남북동 야외노지 단순유적이나
용유도 을왕동Ⅰ 노지 및 패총유적 그리고 영종도 는들의 주거유적 및
삼목도 Ⅰ유적의 야외노지 및 수많은 서해안 패총유적 등 기존에 알려
진 한정행위장소로서의 성격을 가진 유적들과는 기본적으로 성격을 달
리하는 주거유적으로, 기존에 생각해오던 서해안 일대의 주거-생계 패
턴 모델을 재고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해주는 중요한 유적이다. 즉 당
시 서해안 일대의 생계전략은 하나의 모델로만 설명하기는 어려운 다
양한 형태가 공존하였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 단사선문계 토기와 서해안식 횡주어골문토기가 주거유적에서 확실
하게 공존하는 것이 본 조사를 통해 확인됨으로써 중서부지역의 신석
기편년에 하나의 기준을 마련할 수 있는 좋은 자료를 제공하게 되었
다. 향후 서해안식 횡주어골문계 토기의 상한과 변천 및 단사선문계 토
기와의 공존시기 등에 대해 세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 이와 같은 대규모 신석기주거유적은 내륙에서도 찾기 어려운 바,
본 조사대상지역은 차후의 정밀한 추가조사 및 문화유산의 보호, 교육
적인 차원에서 보존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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