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춘천 하중도 제방공사구간 문화유적 발굴조사 보고서
2002-08-20 00:00:00
조회 2468
하중도유적 발굴조사에서는 완형이나 완형으로 추정복원할 수 있는
토기는 출토되지 않았다. 토기 완형이 출토되지 않은 이상 토기편만으
로는 하중도유적의 토기 양상을 살피는 데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일단 토기의 입, 목, 또는 바닥 지름이 클수록 토기의 용량도
클 것이라는 일반적인 추론에 바탕을 두고 하중도유적의 토기를 분류
하였다.
그 결과, 하중도유적의 토기는 용량에 따라 크게 대형, 중대형, 중형,
소형으로 구분되고, 중·대형에는 주로 (심)발형 토기, 중·소형에는 주
로 호형 토기가 사용되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호형 토기보다는 용량
이 큰 심발형 토기가 보다 많이 사용되었는데, 아마도 심발형 토기가
곡물 등 식량의 저장 용기로서의 성격을 보다 강하게 지녔다고 보여진
다. 따라서 하중도의 무문토기인들은 토기의 용도를 구별하여 보관 대
상물과 그 용량에 따라 일정한 토기를 선택해 사용하였으리라고 추정
할 수 있다.
그리고 하중도유적에서 출토된 석기의 종류를 살펴보면 돌도끼, 돌따
비, 돌호미, 돌대패 돌끌, 화살촉, 석도, 숫돌, 갈봉, 토기 뚜껑 등이 있
다. 하중도유적 전체 출토 석기류 구성과 각 주거지 출토 석기류 구성
을 비교하면 5호와 7호가 유사한 구성을 보이고 나머지는 매우 빈약한
편이다. 이는 각 주거지의 기능이나 폐기시 사정을 반영하는 것이겠지
만, 그래도 석기 제작용구인 숫돌이 모든 주거지에서 확인되고, 수확구
인 반월형 석도는 4호를 제외하면 모두 확인된다. 이는 각 주거지에서
당시대의 기본적인 생계 활동이 이루어졌다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
다. 또 유적 전체 석기류 구성을 보면 농경구, 목공구, 사냥용구, 식량
가공용구, 석기제작용구가 모두 고르게 확인되고 있어서 이것을 각 주
거지에 대비한다고 하여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하중도유적에서는 A지구에서 모두 7기의 주거지가 확인되었다. 그중
1호주거지는 토지 소유주의 반대로 인하여 어깨선 일부만을 확인하였
으며, 나머지 6기는 발굴조사를 완료하였다. 조사된 주거지 현황을 살
펴보면 하중도유적의 주거지가 청동기시대의 일반적인 주거지 평면형
태나 규모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중도 인근의 신매
리나 거두리 뿐만 아니라 춘천 인근 한강 유역의 청동기시대 주거지에
서 하중도유적의 주거지와 비슷한 규모의 (장)방형계 주거지를 흔히
볼 수 있다. 다만, 주거지 모서리의 말각 여부의 경우, 하중도와 같은
삼각주지형의 고운 사질토지대에서는 벽체에 특별한 시설이나 처리를
하지 않는 이상 말각 정도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구
분 자체가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된다.
다음으로 주거지 내부를 살펴보면, 조사가 이루어진 6기의 주거지는
5호를 제외하면 모두 바닥을 얇게 진흙으로 다짐처리를 하였고, 노지
가 확인된 2, 3, 6, 7호의 경우 별다른 시설 없이 바닥에 그대로 불을 놓
아 노지로 사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노지와 바닥이 확인되지 않은 5
호의 경우, 폐기장의 가능성도 있지만 워낙 심하게 훼손된 상태이므로
다른 주거지의 경우처럼 진흙이 얇게 다져진 것이라면 더욱 바닥의 진
흙다짐을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리고 진흙다짐 바닥이 훼손된 것
이라고 한다면 별다른 시설없이 바닥을 그대로 사용한 노지 역시 확인
하기 어려울 것이다. 마찬가지로 4호의 경우도 바닥 일부만 남은 상황
이고 보면 노지를 확인하는 것이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주거지 내
부에 원래 노지가 없었을 가능성도 있다.
노지의 위치는 6호가 중앙에서 약간 동쪽으로, 7호가 중심 축에서 약
간 북쪽으로 치우치고 2, 3호는 대체로 중앙에 위치하고 있어 어떠한
정형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특히 3호의 경우, 노지가 중앙에 2기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비교적 작은 규모에 노지가 2기라는 점이
주목된다. 이와 같은 경우는 하중도 북쪽 북한강 대안인 신매리에서도
조사된 바가 있지만, 주거지의 규모가 5.5×4.5m로 3호보다 큰 편이다.
이와 같은 사실들을 종합해보면, 이번 조사에 의해 나타난 하중도유적
주거지의 일반적인 유형은 내부 바닥에 얇은 진흙 다짐을 하고, 그 바
닥에 특별한 시설 없이 불을 피워 노지로 사용하는 (장)방형계 주거지
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방형인 3호를 제외한 나머지 주거지 장축방향을 보면 1기(4호)
만 남북 장축이고, 5기(1, 2, 5, 6, 7호)는 북한강과 평행하게 놓이는 동
서 장축이다.
하중도유적은 (심)발형, 호형 무문토기가 출토되는 유적으로서 무문
토기가 공반되는 유적은 인근에서 다수 확인되고 있다. 다만 정식 발굴
조사된 유적이 많지 않은데다 주거유적에 한정하면 내평리유적과 칠전
동유적과 신매리유적, 거두리유적 정도에 불과하고, 여기서 주거지 성
격에 논란이 있는 내평리유적과 점토대토기가 출토되는 칠전동유적을
제외하면 하중도유적과 비교하여 유적의 성격과 편년을 검토할 수 있
는 대상으로는 신매리유적과 거두리유적 뿐이다. 신매리유적과 거두리
유적을 살펴보면 신매리는 북한강 하안 충적대지에, 거두리는 소하천
변 구릉지대 말단에 위치한 장방형계 주거지유적이다. 그리고 토기의
경우, 하중도와는 달리 공렬무문토기가 출토되었다. 특히 신매리의 경
우는 구순각목토기와 변형단사선문 구연부 토기가 공반하고 있어 신매
리와 거두리, 하중도유적 모두 같은 무문토기유적이라도 그 성격에 차
이가 있다고 보여진다. 흔히 같은 공렬토기라도 변형단사선문토기와
구순각목토기가 공반되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시기가 앞서
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본관에서 서울대학교 AMS실과 문화재
연구소 등에 의뢰한 탄소연대 측정치도 신매리유적이 기원전 16∼9세
기, 거두리 유적이 기원전 10∼5세기로 나와 신매리유적이 거두리유적
에 앞서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공렬토기가 단 한 점도 출토되지 않은 하중도유적의 경우 신
매리나 거두리와 비교할 만한 탄소연대치는 없지만 일단 공렬토기출토
유적인 신매리와 거두리보다는 연대가 내려오는 것으로 상정할 수 있
으며, 특히 거두리유적의 토기와 하중도유적의 토기상의 차이를 고려
하고, 거두리 출토 석촉이 2단 경식이 위주인데 반해 하중도출토 석촉
이 능각이 슴베 중간까지 내려오다가 없어지며 납작해지는 형식 위주
라는 차이 등 양 유적 문화상의 차이가 확연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중
도가 거두리보다 연대가 내려오는 것은 분명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
나 신매리나 거두리의 탄소연대측정치가 모두 진폭이 너무 크기 때문
에 하중도의 상한은 거두리의 연대폭인 기원전 10세기와 4세기의 중간
정도를 넘지 않을 것으로 추정하는 것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하한
은 하중도에서 경질무문토기가 공반되는 철기시대 주거지가 확인된다
는 점에서 철기주거지의 상한인 기원전 3세기 아래로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하중도 유적의 편년은 기원전 7∼3세기로 일단 추정할 수 있
다. 그리고 비록 주거지에서 경질무문토기편이 출토되는 경우가 있다
고 하여도 하중도유적 출토 토기에서 경질무문토기로의 전환기적 특징
이 뚜렷하지 않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하한을 4세기로 좀 더 올려볼 여
지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다 정확한 편년은 하중도식 무문토기유적
의 추가발굴과 그에 대한 탄소연대측정뿐만 아니라 거두리나 신매리
식 무문토기주거지에 대한 탄소연대의 증가를 기다려서 구체적인 추론
을 시도해야 할 것이며 이런 의미에서 춘천을 중심으로 한 북한강 상류
역 무문토기문화의 제 국면에 대한 세부편년이 이 세 유적의 발견을 계
기로 당면과제로 대두된 점은 북한강고고학의 최근 성과임이 분명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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