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오룡리 고분군

V. 맺음말 지금까지 전북 진안군 부귀면 오룡리에서 조사된 횡혈식 석실분과 회 곽묘의 성격에 대해 살펴보았다. 횡혈식 석실분은 노령산맥 동쪽 경사 면의 말단부에 입지를 둔 봉토분으로 봉토의 가장자리에는 원형의 호 석이 돌려져 있다. 그리고 생토면을 파내어 토광을 마련하고 그안에 남 북으로 약간 긴 장방형의 석실이 축조되어 있는데, 그 구조는 하단부 만 지하에 묻힌 지상식 석실분이다. 석실은 등고선과 평행되게 남북으로 장축방향을 두었는데, 네벽은 모 두 3단까지 수직으로 쌓고, 그 위부터는 위로 올라가면서 약간씩 내경 되게 올려놓았다. 석실을 이루는 벽석의 밖에는 위에서 누르는 하중으 로 벽석이 붕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장대형의 할석을 모로쌓기 방식으 로 여러겹으로 올려놓았다. 석실의 내부에는 동벽과 남벽에 붙여진 상 태로 시상대가 마련되었는데, 시상대는 추가장이 이루어지지않고 1차 시상으로 끝났다. 시상대와 석실의 바닥에 판석형 할석을 이용하여 정 연하게 깔고 그 사이에는 점성이 강한 점토를 발랐다. 남벽에 달린 연도는 길이가 117cm 로 입구로 가면서 그 폭이 약간씩 넓 어져 그 평면형태가 사다리꼴을 이룬다. 벽석은 판석형 할석을 가지고 모두 가로쌓기 방식으로 수직으로 쌓았으며, 연도의 입구에는 문비석 처럼 1매의 대형 할석을 수직으로 세워놓았다. 閉鎖石은 판석형 할석 을 가지고 가로와 모로쌓기 방식을 혼용하여 남벽과 일직선이 되게 맞 추어 수직으로 쌓고, 그 내부는 크기가 일정하지 않은 할석을 가지고 견고하게 채웠다. 연도의 남쪽에는 한매의 판석형 할석이 놓여있는데, 그 용도는 분명치 않지만 연도의 표석내지 제단석으로 추정된다. 유물은 도굴과 벽석을 반출하는 과정에 대부분 유실되었으며, 그 종류 는 토기와 청동제 유물로 나뉜다. 토기는 외면에 인화문 계통의 종점렬 송엽문이 찍힌 유개합의 개편이 수습되었는데, 그 속성이 통일양식토 기와 맥락을 같이한다. 청동제 유물은 청동제과대금구의 하나인 帶端 金具와 뒤꽂이가 수습되었는데, 이들 유물도 역시 통일기 고분의 출토 품과 비교된다. 이상의 유구 및 유물의 속성에서 살펴보았듯이, 진안 오룡리 봉토분은 통일기 고분의 속성을 강하게 담고 있으면서 통일양식의 토기가 수습 되었다. 아직은 노령산맥 동쪽에서 통일기 고분이 조사된 예가 많지 않 아 그 축조시기를 상세하게 밝힐 수 없다. 다만 영동 가곡리와 평지리 편년안을 근거로 비교한다면, 그 축조시기는 7세기 후반대의 이른 시기 로 판단된다. 지금까지 유구와 유물의 속성을 중심으로 유적의 성격을 살펴보았지 만, 이번에 조사된 봉토분이 도굴의 피해를 입어 유구가 유실되고, 유 물도 출토되지 않아 그 성격을 밝힌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장차 봉토분 주변에 산재된 고분에 대한 발굴조사를 실시하 여, 이를 통해 진안 오룡리 유적이 성격 규명이 다시 행해져야 할 것으 로 본다.